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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처음으로 도전해본 1박2일간의 지리산종주

by 치우 posted Oct 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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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7년동안 살면서 아름다운 지리산을 한번도 못보고 한국을 떠났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쉬웠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면 꼭꼭꼭 지리산종주를 해보리라 마음먹었었는데

한국에 와서 이것저것 바쁘다가 한옥 배우러 청도에 내려오는 바람에 통 시간을 낼수가 없었다.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한테 지리산한번 가자고 꼬셔서 몇번 시도를 해본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포기하기도 했구....

그러다가 이번 개천절을 연휴를 맞이하면서 뭐 좀 기억에 남을 일을 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지리산에 가기로 했다.

불과 3일을 남겨놓고 결정해서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등산용품을 주문하고 다행이 물건이 제 날짜에 도착해서 지리산을 향해 떠날수 있었다.

원래는 같이 공부하는 경락형님도 같이 갈려고 했지만 허리가 좀 안좋아서 함께 가지 못하고 막내 정현이와 둘이 지리산을 향해 출발했다.

청도에서는 구례를 가는 버스가 없다. 그래서 청도에서 지리산을 가려면 청도에서 기차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간뒤 지하철을 타고 대구서부시외버스터미날로 가서 춘향의 고향 남원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서부터미날에서 남원가는 막차를 타고 남원에 도착하니 9시.

여관을 잡기 위해서 동네를 몇바퀴 돈뒤에 3만원짜리 모텔에 숙소를 정하고 술한잔 먹기 위해 나와 술집을 찾기 위해 다시 동네를 몇바퀴 돈뒤에 식당에 들어가 정현이는 삼겹살을 먹고 나는 고기없는 김치찌게를 먹으며 소주를 한잔했다....^^

다음날 아침. 7시 40분에 구례가는 첫차를 타고 구례로 출발.

구례에 도착하니 8시 30분이었는데 구례에서 성삼재(노고단)가는 차가 8시 20분에 이미 출발하고 다음 버스는 10시 20분이었다....ㅡㅡ;;;;

그래서 꼼짝없이 구례터미날에서 2시간 동안 추위에 떨며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버스가 도착하고 버스에 탔는데 이놈의 버스가 출발할 생각은 안하고 계속 승객을 태우는 거였다. 무슨 아침 통근버스에 사람태우듯 밀어 넣는데 우리야 좌석에 앉아 있었기에 괜찮았지만 서있던 사람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ㅎㅎㅎ

그렇게 사람을 가득태우고 드디어 성삼재를 향해서 출발!


버스가 노고단을 올라가는데 세상에~~~~~

난 태어나서 버스가 그렇게 헉헉거리면서 고개를 올라가는걸 처음봤다.

버스도 그리 힘든 길을 배낭을 짊어지고 올라간다고 생각하니 고개가 절로 흔들렸다.

옛날에 노고단까지 길이 뚫리기 전까지는 거의 화엄사-천왕봉 코스로 지리산 종주를 했다고 하니 정말 얼마나 힘들었을까? ㅎㅎㅎ

참, 노고단 올라가는데 버스가 멈추더니만 무슨 절에서 문화재관람료라고 일인당 돈을 받았다. 승객들이 아니 우리가 지리산 올라가는데 무슨 문화재관람료라고 따졌지만 길이 절소유의 땅에 있기 때문에 받는 거란다. 거참 아무리 돈을 좋아하는 게 종교인들이라지만 이건 너무 하잖아.

드디어 약 1시간을 달려 성삼재에 도착. 버스에서 내려 배낭을 메고 드디어 지리산 종주를 시작했다.

직접보는 지리산을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단지 아쉬웠던것은 그 아름다운 모습이 내가 갖고 있는 사진기에는 다 담기지 안았다는 사실...^^

원래 지리산을 향해 출발할때는 2박 3일 종주를 계획했었다. 그런데 같이 간 동생이 자기는 죽었도 2박은 못한다고 1박 2일로 끝내고 학교가서 일요일 하루는 쉬자고 해서 계획을 변경하게 되었다.


젊음이 좋다고 했던가. 같이 간 동생 정현이는 나보다 딱 10년 어린 26살이다.  집에 합천인데 해인사에서 걸어서 10분 떨어진데 산다고 한다. 해인사의 정기를 받아서 그런가? 정말 얼마나 산을 잘 타는지 늙은이가 쫒아 가느라 고생을 엄청 했다. 정말 산다람쥐가 따로 없었다...ㅎㅎㅎ

원래는 2박3일로 종주를 하면 연하천산장에서 1박을 하고 장터목에서 2박을 한뒤 3일째날 새벽에 천왕봉에 올라서 일출을 구경하고 하산할 생각이었는데 일정이 1박2일로 변하면서 첫째날 연하천산장을 지나서 벽소령산장에서 1박을 하게 됐다.

연하천산장에 도착했을때 해가 저물고 있었는데 어둠속에서 두시간을 더 달려서 벽소령에 도착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산을 좋아하는건 알았지만 날씨도 추운 10월 초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비박을 하러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삼삼오오 모여앉아 저녁을 먹고 어떤이들은 이미 침남을 뒤집에 쓰고 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좋은 자리는 이미 모두 다른 사람들이 차지했기에 우리는 벤치옆에 자리를 잡아 밥을 해먹고 잠자리를 준비했다. 저녁을 먹고 화장실에 갔는데 화장실이 건물의 중간층에 자리하고 있어서 건물 뒷면에서 계단으로 해서 갈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그 화장실입구를 유리로  사방을 막아 놓아서 추운 바람을 막아주는 거였다. 사람다니는 통로를 빼면 세사람이 한줄로 누워잘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있었다. 처음에 그냥 밑에서 잘까 했었지만 저녁을 먹고 나서 바람이 점점 세지면서 추워지는데 왠지 밑에서 자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화장실에 갔는데 어떤 아저씨 한분이 떡 하니 그 앞에 자리를 잡으신게 아닌가? ㅎㅎㅎ 그래서 이때다 하고 얼렁 우리도 침낭을 들고 올라왔다. 덕분에 밤에 추위를 모르고 잘 수 있었다. 단지 새벽 3시쯤 되니까 일찍 움직이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화장실을 들락거려서 잠을 좀 설쳤을 뿐이지....ㅋㅋㅋ


전날 너무 무리하게 달린탓이었는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오른쪽 무릎의 옆인대가 시큰했다. 오전에 그럭저럭 걸을만 했는데 시간이 갈 수 록 무릎을 굽힐 수가 없었다. 결국 비상용으로 가져갔던 지팡이를 커내서 들고 가야만 했다.

산행을 할수록 무릎의 통증은 더 심해지고 무릎의 통증이 심해질수록 우리의 산행속도는 더 떨어져 갔다. 마지막 휴게소인 장터목 산장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으면서 심각하고 고민을 해야 했다. 과연 천왕봉을 오를것인가 아니면 그냥 하산할 것인가?

암만 다리가 아프다고 해도 바로 눈앞에 천왕봉이 보이는데 어찌 그냥 하산을 한단 말인가? ㅋㅋㅋ

그래서 베낭을 산장식당에 내려놓고 맨몸으로 천왕봉으로 향했다.

정상적인 몸이라면 30분정도면 오를 거리였는데 고박 1시간이 걸려서 오후 3시에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 올랐다. 야~~~~~~~~~호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을 찍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결국 사진을 몇장찍고 다시 장터목산장으로 내려왔다. 산장에 도착하니 4시20분.

우린 또 다시 고민을 해야 했다. 그냥 하산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자고 다음날 아침에 하산할 것인가? 내 몸이 정상이 아니었기에 하산을 시작하면 4시간 이상 걸릴터이고 그렇게 되면 사람들도 없는 컴컴한 밤에 둘이 산행을 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으니까.


결국 또 다시 비박은 못한다는 정현이의 강력한 주장에 밀려 우린 하산을 시작했다. 무릎을 굽히지 못하니까 산을 오르는것보다 내려가는것이 더 힘들었다. 한~~~~참을 가다다가 '이젠 한 반쯤 왔겠지?'하고 표지판을 보면 고작 1Km도 못간 상황이 계속 됐었다. 날은 저물고 배는 고프고 온도는 떨어지고..... 야간산행이란것이 정말 자칫 잘못하면 위험할 수 도 있겠다는걸 온몸으로 흠뻑 느낄 수 있었다....ㅋㅋㅋ

결국 4시간을 하산해서 중산리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원래는 좀 일찍 내려와서 학교로 돌아갈려고 했는데 버스가 끊겨서 꼼짝할 수 가 없었다.

중산리입구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그 집에서 민박을 했다. 근데 마지막 남은 방이라고 잡은 방이 하필 4층에 있는게 아닌가? ㅡ,.ㅡ;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면서 방으로 올라가 그냥 쓰러져 버렸다.

다음날 아침 8시도 안됐는데 망치질, 드릴질 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슨 공사를 하나본데 이 사람들은 일요일도 없나? 결국 우린 잠자기를 포기하고 청도를 향해 떠났다.

중산리에서 청도로 돌아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중산리에서 진주가는 버스를 타고 진주로 가서 다시 대구로 가는 버스를 타고 서부터미날로 간뒤 지하철로 동대구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청도로 가야 한다.

아침도 안먹고 움직여서 진짜 배가 고팠지만 청도가서 단골식당에서 순두부찌개를 먹겠다는 생각하나로 꾹 참고 움직였다.

한속으로는 허기진 배를 한속으로는 아픈 다리를 잡고 단골식당에 도착하니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는 문구 "정기휴일".........................................................(ㅡㅡ;;;;;;;;;;;;;;;;;;;;;)

결국 근처 김밥집에서 허기를 채우고 하나로마트에 가서 장을 본뒤에 학교로 돌아올수 있었다...

너무나 갑작스런게 결정해서 준비도 부족하고 무리한 일정으로 다리를 다쳐서 좀 힘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지리산종주를 하고 나니 너무 좋았다. 지리산도 너무 아름다웠고 춥고 힘들고 아팠던 경험도 뒤에 생각하니 참 재미있고.....

혹시 지리산종주 가는 사람들은 꼭 지도하고 나침반하고, 전등하고 초코렛이나 양갱같은 비상식량 꼭 가져가길....

지리산종주하면서 후레쉬하나 없이 야간산행하는 사람들을 두팀이나 보았다. 제발 내가 아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 없었으면 하고 바랄뿐이다....*^^*

 

사진보기 1박 2일 성삼재-천왕봉 지리산종주 첫째날

사진보기 1박 2일 성삼재-천왕봉 지리산종주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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