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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생각] 글자와 나라문화

by 치우 posted Mar 2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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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와 나라문화


         글자와 나라문화. 과연 한 나라의 글자와 그 나라의 문화수준은 어떠한 관계가 있고 또 그 중요함은 얼마나 될까 ?  내가 글자와 나라문화의 연관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것은 공병우박사님의 "글자는 민족문화를 좌우하고 민족문화는 나라흥망을 좌우한다"는 말씀을 듣고 난 뒤였다. 그 말씀을 들은 뒤로 나는 글자와 나라문화의 상호관계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고  그 생각 끝에 "글자는 그 나라의 뿌리와 같다" 라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뿌리. 그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즉 뿌리는 나라의 맨 밑에 존재하고 모든 나라일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 글자라고 하는 큰 뿌리위에 과학, 문화, 종교, 도덕, 철학, 예술 등 그 나라, 그 민족과 관계된 모든 것이 가지를 치고 열매를 맺는다.  가까운 예로 중국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중국에게는 한자라고 하는 뿌리가 있었다. 그 뿌리가 정확하게 언제 태어났고 언제 뿌리를 내렸는지는 알수가 없다. 단지 아주 오랜 시간과 세월이 흐르면서 한자라고 하는 뿌리가 생겨났고, 그것은 서서히 중국이라는 나라에 뿌리를 내렸다. 그리하여 이 한자는 중국을 대표하는 얼굴이 되었고 중국의 과학, 문화, 종교, 도덕, 철학등 모든 부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뿐만아니라 한자는 중국의 이웃 나라들에게도 그 뿌리를 뻗치며 한자문화권이라는 커다란 문화권을 형성하였다. 그리하여 중국은 동양의 문화의 원류로 대접을 받게 되었다. 이 한자라는 뿌리는 매우 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그것은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체통을 목숨처럼 여긴다. 그리고 행동보다는 생각을, 몸보다는 정신을 소중하게 여겼다. 그 이유는 한자가 뜻글자라는 데 있다. 뜻글자이기 때문에 그 글자의 뜻(의미, 정신, 생각)을 배우고 그 참뜻을 깨우치는데 배움의 목적이 있다. 또한 한자는 뜻글자이기 때문에 그 수가 많고 모양이 복잡하다. 그리하여 중국인들은 평생을 한자를 배우는데 바쳤고, 또한 그러한 일이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결과 중국은 정적인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룩하였다. 종교, 윤리, 철학, 예술 등 중국의 이러한 정신문화는 역시 그 이웃나라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글쓰기'를 예술의 한 부분(서예)으로 발전시킨 그들의 생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런 정신문화의 발달은 상대적으로 '행동중심의 문화(과학, 기술, 기계, 생활방식)의 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들은 과학이나 기술등의 학문을 가치없는 것이라고 여겼고 그런 일을 천한 직업으로 생각하였으며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천하게 생각했다. 그리하여 중국이 현대시대에 가까워 졌을때 그들은 형편이 뒤떨어지고 한없이 미개한 과학문화를 갖게 되었다. 여기에는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던 전통적인 폐쇄성과 우월주의도 크게 한몫을 한다. 그들이 할줄 아는것은 방안에 앉아서 고전문헌을 외우고 공자와 맹자의 생각을 논하며 잔칫상을 벌려놓고 즐기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중국이 그렇게 뒤떨어진 과학문화 수준을 갖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한자의 어려움에 있다. 한자는 너무 복잡하고 그 수가 많아 그야말로 평생을 배워야 하는 글자이다. 이런 한자를 일반 백성들이 깨우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들에게는 한자를 배울만한 시간도 없었고 또 능력도 없었다. 그리하여 나라주인인 백성들은 일생을 까막눈(문맹)으로 살아야 했고 이런 상황은 중국에게 있어 커다란 손해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손해가 현실로 나타난것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였다.    


이제 미국의 경우를 보자. 미국에는 알파벳이라고 하는 뿌리가 있었다. 물론 이 뿌리는 영국에서 가지고 온 것이다. 영국에서 한무리의 청교도들이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지의 땅 아메리카에 첫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그때 이들이 가져온 알파벳이라는 뿌리도 미국이라는 나라에 그뿌리를 내리게 된다. 과학, 문화, 종교, 철학, 예술등 모든 분야에 대해 그것은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 영향이란 것은 정말 놀라운 것이어서 세계공통어였던 영국어를 밀어내고 미국어를 그자리에 올려놓았다. 또한 미국은 오늘날 세계최고수준의 과학, 문화 선진국의 자리에 올라섰다.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알파벳이라는 뿌리는 형식(틀)을 싫어하며 형식이나 모양보다는 그속에 담긴 의미를 소중하게 여겼다. 또 그것은 생각보다 실천을 중요시 했고, 정신보다 몸을 위해 일했다. 그 이유는 알파벳이 소리글자라는데 있다. 소리글자의 모습은 마치 소리와 같이 항상 변하는(움직이는) 모습을 갖는다. 또한 소리글자는 글자자체를 배우는 데 목적이 있는것이 아니라 말을 기록하고 뜻을 전하는데 목적이 있다. 인간의 생각(뜻)은 말로써 표현되고, 말은 소리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소리글자는 인간의 생각을 기록하고 그것을 전하는 가장효과적인 수단인 것이다. 이처럼 소리글자인 알파벳은 그 수가 적고 배우기 쉬웠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조금의 시간을 들여서 알파벳을 배웠고 그리고 그 배움을 자신들의 생각을 기록하고 그 생각을 실천하는 수단으로 이용했다. 그들은 알파벳이라는 글자의 성격처럼 실천과 행동을 중요시 했고 자신들의  몸의 편리를 위하여 여러가지 생각(아이디어)을 이끌어냈고 그것을 실천(발명)으로 옮겼다. 그리고 자신들의 위대한 발견과 성장을 알파벳(책)을 통하여 공유하였다. 그리하여 미국은 행동적-물질적인 면에서 커다란 발전을 하게 되었다. 과학,문화,종교, 철학, 문학등의 여러부분에서 그들은 커다란 발전을 이룩한다. 이들의 발전이란 비록 중국과 같은 부분이라 해도 그 모습이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종교나 철학은 중국은 그것을 '생각'하는 데 중점을 두었지만 미국은 그 생각을 '알리'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그 수단이 알파벳이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여기서 글쓰기를 과학의 한 부분(타자기)으로 발전시킨 그들의 행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런 행동(물질) 위주의 문화발달은 반대로 정신문화의 빈곤을 가져왔다. 그리하여 미국은 오늘날 최고수준의 과학문화와 함께 최저수준의 정신문화를 가진 나라가 되었다. 물론 그들이 이렇게 된데에는 전통적인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에도 그 이유가 있다. 그리고 미국의 과학문화가 저토록게 발전하는데는 알파벳의 배우기 쉬움도 큰몫을 했다. 미국의 국민들은 약간의 시간을 들여서 알파벳을 배웠고 그 배움을 가지고 나름대로 사회에 공헌을 하였다. 그것은 미국에게 커다란 이익이었고 그 이익이 현실로 나타난것은 시간이 얼마지나지 않은 때였다. 다만 한가지 걸림돌이 있었다면 노예제도로 인한 손실이 있었다고 하겠다.


   다음은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자. 일본에는 가나라고 하는 뿌리가 있다. 이 뿌리는 약 1200여년 전에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 뿌리를 내렸다. 그리고 역시 일본의 과학, 문화, 종교, 도덕, 철학등 일본의 모든부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리하여 일본은 한때 최고수준의 과학기술을 가진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 일본이 이렇게 세계적인 선진국이 된데는 역시 가나의 힘이 컸다. 가나는 소리글자이다. 그러나 그 수가 제한된 음절글자이다. 이것은 가나의 커다란 약점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한자을 빌어다 썼다. 그런데 여기서 그들은 슬기로운 지혜를 보였다. 한자를 그냥 빌어다 쓴것이 아니라 일본에 맞게 고쳐서 쓴 것이다. 그들은 한자를 일본말로 번역하여 일본에 맞게 고쳤다. 비록 쓰는것은 한자로 쓰지만 읽는 것은 일본어로 읽는다. 그래서 일본한자는 가나와 함께 일본의 발전에 뿌리구실을 하게되었다. 또한 일본은 다른나라의 과학,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서양의 높은 과학, 문화수준을 받아들였고 또 그것을 일본식으로 고쳐서 완전히 일본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일본에 맞게 발전시킨 것이다. 그래서 일본은 오늘날 그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그들이 일본식으로 고치지 못하고 그냥 받아들인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행동-물질 위주의 사고방식이다. 이것은 미국의 것이었고, 이것이 그대로 일본에 들어와 일본에 있던 고유의 정신문화를 무너뜨리고 그위에 미국식 정신문화를 세웠다. 그결과 일본은 오늘날 서서히 정신이 썪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집단적인 이기주의가 다시 서서히 그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바로 이것이 일본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심각한 문제점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자. 우리나라에는 한글이라는 뿌리가 있다. 이 뿌리는 1446년 세종대왕에 의해 '훈민정음- 국민을 가르치는 바른소리'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태어났다. 이 한글은 소리글자이다. 이 소리글은 여느 소리글자들과 전혀 다르다. 그것은 바로 한글은 소리의 모양을 완벽하게 표현 할 수 있는 소리글자라는 점이다. 소리의 원리, 즉 말이 소리나는 원리를 그대로 글자로 만든 것이 한글이다. 말의 소리나는 원리는 바로 조합성에 있다. 말은 우리의 혀와 입술과 이빨 그리고 입천정이 서로 어우러져 소리를 조합하는 것이다.이 조합의 원리를 이용한 글이 바로 한글이다. 한글은 '첫소리(자음)'과 '가운데소리(모음)과 '끝소리(받침)을 이용하여 소리를 조합하는 것이다. 세종대왕이 한글의 모양을 정하고 발음을 정하실때 우리의 발음기관을 연구하여 만드셨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사실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우리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인 한글을 500년 동안 천대해 왔다. 한글을 언문이라고 업신여겼고 때로는 심한 탄압을 하기도 했다. 그것은 바로 한자라고하는 중국의 뿌리가 한국인의 사고에 깊이 뿌리를 박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뿌리는 너무나 깊고 단단하여 한글이 자리잡을 틈을 주지 않았다.  이때문에 우리나라와 우리겨레가 받은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위에서 말했던 중국의 피해 이상으로 우리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수없이 많은 백성을 까막눈으로 만들었고, 그들의 창의력을 말살시켰으며 그들을 그저 임금의 몸종으로 만들었다. 또한 한자는 우리의 말과 우리의 생각을 좀먹게 했다. 왜냐면 한자는 우리의 뿌리가 아니라 중국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그 중국의 뿌리는 어느덧 우리의 정신속에도 뿌리를 박게 되었고 우리는  한없는 사대주의에 빠지게 되었다. 그결과 우리는 결국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한글이 더욱 심한 탄압을 받았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후 외세에 의해 나라를 되찾게 되고, 한글은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듯 했다. 그러나 한글이 태어난지 547년이 되어가는 오늘날까지도 한글은 그자리를 다 찾지 못했다.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엔 한자로 인한 사대주의에 빠져서 한자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한자혼용을 부르짖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직도 지금이 삼국시대나 조선시대인줄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컴퓨터시대이며 정보전쟁시대이다. 이런 바쁜시대에 한자는 더 이상 필요가 없다. 우리에겐 그보다 몇백배, 몆천배 과학적인 우리의 한글이 있다. 한자의 장점과 필요성을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한가지 묻고 싶다. 한자가 그렇게 뛰어나고 좋은 것이라면 어째서 한자전용을 주장하지 못하는 가?  또한 한자의 조국인 중국에서도 한때 한자를 버리고 알파벳을 국문으로 정했던 사실을 알고 있는지.....?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편리하고 과학적인 한글을 쓰면서도 자신들의 유식함을 뽐내기 위해 적당히 한자를 섞어쓰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그러한 어리석은 주장때문에 우리나라는 지금 중국과 같이 뒤떨어진 과학, 문화수준을 갖게 되었다. 일본이 지금 저렇게 과학,문화적으로 발달한것은 일본에 맞게 서양의 장점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지금 이렇게 뒤떨어진 것은 우리것을 버리고 중국을 본받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그래도 한글의 도움으로 문학이나 교육, 종교적인 면에서 많은 해택을 입었다. 그것들은 한글의 뛰어남 때문에 많은 발전을 하였다. 그러나 과학이나 정치, 철학등은 한자의 피해로 인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과학이나 정치, 철학등의 학문에는 온통 남의 말과 남의 글, 남의 생각뿐이니 그런 것들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는가?  내것의 장점을 살리면서 남의 것의 장점을 받아 들일때만이 배움의 의미가 있다. 본받기 위하여 내것의 장점까지 내다 버리는 무분별한 본받음은 오히려 배우지 아니 함만 못하다. 


   이제 우리가 나아가야 길이 정해졌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자인 한글을 뿌리로 심고 그위에 선진국의 과학, 문화기술을 받아들여 그것을 우리것으로 만들고 아울러 그위에 우리의 정신을 잘 조화시켜야한다. 우리는 글쓰기를 예술로 발전시킬 수도 있고 과학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는 좋은 뿌리를 갖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정신과 과학의 조화. 정신만을 고집해서는 과학이 뒤떨어지고, 과학만을 쫓다가는 정신이 비게된다. 우리나라는 바로 과학와 정신을 잘 조화시킬 수 있는 든든한 뿌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가장 큰 힘이다. 앞으로의 과학은 물질위주의 과학이 아니라 정신위주의 과학이 될것이다. 물론 그 정신과학의 기초는 물질과학이며 그 뿌리는 바로 한글과 우리말에 있다. 우리는 이점을 명심하고 미래를 향해 걸어가야 한다.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은 지금껏 우리가 걸어온 과거와는 다르며 또한 달라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이 지구에는 찬란한 한글문화가 활짝 꽃피게 될 것이다!


199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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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우 2012.03.21 20:00
    진짜 진짜 옛날글이다.... 거의 20년전의 글....^^
    요즘의 한류소식을 접할 때마다 새삼스레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한글의 힘이다.
    전 세계의 곳곳에 있는 사람들이 한국 음악을 듣고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한국음식을 먹고....
    더 나아가 한글과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열심인 그들의 모습을 볼때면 정말 격새지감을 느끼게 된다.
    한류가 세찬 강물처럼 더 힘차게 흘러서 온 세상에 아름다운 한글문화가 활짝 꽃 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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