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은 특권을 누리는 동물이다. 우리는 소의 저녁 식사감이 되지도 않고, 우리 아기들이 도살장으로 끌려가 잘려서 누군가의 저녁 식사 재료로 쓰이는 꼴을 당하지도 않는다. 그만큼 우리는 지상의 모든 것에 연민을 갖고, 최대한 많은 것에 유익을 주고, 최소한의 것에 해를 끼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성지를 펼치면 온통 아름다운 옷과 액세서리, 화려한 로고로 폼을 잡는 구두와 핸드백으로
가득하다. 요리면을 펼치면 또 잘 구워진 스테이크와 닭 등이 색색의 야채와 함께 구수한 소스냄새를 풍기며 미각을 자극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소위 말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역사상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를 손꼽는다면? 너도 나도 제 1순위로 꼽는 사람이 헬렌 니어링이다.
남편인 스콧 니어링만큼, 그녀에게 붙는 수식어도 다양하다. 스콧 니어링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부인, 인도의 성자
크리슈나무르티의 옛 연인, 자연주의자, 채식주의자, 환경운동가, 여성교육가 등등, 수없이 많다.
헬렌 니어링이 수많은 인테리어
전문가, 가구 및 패션 디자이너 등에 의해 뛰어난 스타일리스트로 손꼽히는 것은 그녀의 삶 자체가 철학이 있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옷에
대해 말하면 옷에 욕심을 부리던 우리 자신의 모습이 한심해진다. 그녀가 쓴 요리책을 읽으면 날마다 먹던 음식이 부끄러워진다. 그녀가 집 꾸밈이나
집안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하면 늘 투덜거리며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던 내 자신의 모습이 민망해진다. 헬렌 니어링은 바로 이것이 다르다.
그녀는 우리들을 좋은 여자가 되고 싶게 만든다. 오감의 즐거움을 추구하며 오직 내 몸과 내 가족 돌보는 재미로 사는 속된 여자가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고, 생명을 생각하고, 환경과 이웃을 생각하는 그런 괜찮은 여자가 되고 싶게 만든다.
미국 뉴저지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헬렌은 스콧 니어링을 만나기 전까지 촉망 받는 바이올리니스트였다. 그러나 스콧과의 만남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이미
크리슈나무르티라는 당대의 성자와 깊은 교감을 나눈 그녀였지만, "내 온갖 물음에 해답을 줄 수 있는 현명한 연장자"와 살기 위해 미국 상류층
사교계 남성들의 모든 청혼을 물리쳤다.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지위를 등지고, 헬렌이 선택한 삶은 건강한 노동에 기반을 둔 시골 아낙네의
삶이었다. 바로 그 모습 그대로 헬렌은 스콧이 사망할 때까지 무려 50년을 함께 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라.
짐, 식사, 옷차림을 간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
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 밑의 땅을
느껴라.
농장일이나 산책,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여라.
근심 걱정을 떨치고 그날 그날을 살라.
날마다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 나누라.
혼자인 경우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무엇인가 주고,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를 도우라.
삶과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라.
할 수 있는 한 생활에서 웃음을
찾으라.
모든 것 속에 들어있는 하나의 생명을 관찰하라.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에 애정을
가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