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열정 속에 ‘한옥의 美’ 피어난다-경북 청도 한옥학교








터럭도 손상됨 없어라
학예상장 지덕겸수 한옥학교로다!
서른 시가지 연장망태
왼 어깨에 둘러 미고
팔도강산 지운 받아
신명내어 집을 질제
에헤 지저미호!
이 땅의 도편수 몇 이던고!
우리는
대목장의 길을 간다.
오전 8시30분.
참선과 요가로 몸과 마음을 다스린 학생들이 ‘대목장의 길’을 소리 내어
합창한다. 강한 아침 햇살을 머금은 그들의 비장한 외침은 마침내 청도 남산을 휘돌아 파아란 하늘을 쿡 찌른다. 한 무리의 회색빛 구름도 학생들의
타오르는 불꽃 열정에 놀라 재빨리 자리를 비운다.
경북 청도의 한옥학교(www.hanokschool.net)가 하루를 여는
풍경이다. 한옥학교는 청도군청에서 낙대폭포로 올라가는 야산 언덕배기에 자리 잡고 있다. 실습장에는 20대의 젊은이부터 60이 넘은 어른들이 함께
어울려 육송을 자르고 깎으며 대패질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한옥 짓기를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온 학생들이다.
이 학교는 한옥의
아름다움에 깊게 빠져있던 변숙현(49)교장이 사재를 출연해 2003년 10월 문을 열었다. 그동안 배출된 졸업생만 해도 400여 명에 이른다.
학생들의 이력도 다양하다. 전직 한의사, 금융인, 장군, 대기업 간부 등을 비롯해 건축전공 학생, 심지어 현직 목수들도 체계적인 공부를 위해
다시금 한옥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목표도 뚜렷하게 구별된다. 교육생들의 절반은 목수의 길을 걷고자 뛰어든 전업 희망자들이다.
40·50대 연령층의 입교자들은 주로 한옥을 통한 전원주택사업을 하기 위함이고, 50대 이상의 분들은 자신의 손으로 한옥을 지어 노후를 안락하게
보내고자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이곳 한옥학교는 크게 목수기초과정과 양성과정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8주 동안 이어지는
기초과정에서는 한옥에 대한 용어에서부터 다양한 연장 다루는 방법에 대해 교육을 한다. 또한 사괘 맞춤, 삼분턱, 도리 왕지짜기, 초익공 실습을
통한 기법 습득과 먹놓기, 실측 및 설계를 통해 한옥에 대한 전반적인 눈 맛 익히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양성반에서는 목수기초과정
수료자 중에서 목수로 전업을 하거나 재취업, 예비 대목장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16주(기초반 포함) 동안 사모정, 육모정, 팔모정 등
주제별 실습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실시한다. 이 밖에 전문가과정과 주말반도 운영하고 있다.
실습교육의 최고 책임자는
김창희(77)대목장이 맡고 있다. 그는 창덕궁 복원의 도편수(집을 지을 때 책임을 지고 일을 지휘하는 우두머리 목수)로 참여했으며, 부석사
무량수전, 해인사 대웅전 등 수많은 문화재 증축 및 보수에 참여한 우리나라 한옥 건축의 거장이다.
변 교장은 “창의적 발상을 할
수 있는 목수 양성이 한옥학교의 궁극적 목표”라며, “이 시대에 맞는 한옥을 만들되 선조들의 지혜와 조형원리 등 옛 것을 잃지 않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특히 강조했다.
활짝 핀 일주문 옆 벚꽃을 시샘이라도 하듯 한바탕 찬바람이 학교 마당을 휩쓸고
지나간다. 인고의 나날을 보내며 기다림의 미학을 배우고 있는 한옥학교 학생들. 합숙으로 집을 떠나 온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건만 짙게 드리워진
솔 향에 취해 톱밥을 뒤집어쓰고 교육장을 굳게 지키고 있는 그들의 밝은 미소가 한층 아름다워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