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시 인 학 교 당신의 크신 사랑은 가슴이 무너지도록 어머니 이 조그마한 시간들이 모여 벌써 일년이라는 세월로 내달리고 있습니다. 어색한 모습으로 이 낯선세계와 첫만남을 하던날 저는 가슴속으로 수없이 어머니를 그렸습니다. 당신의 얼굴과 손과 주름살... 참 오랜동안 당신은 늘 같은 모습으로 제곁에 있어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오랜 시간동안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더 환한 미소로 저를 지켜주셨고 당신은 항상 제게 그런 존재였습니다. 당신의 따뜻한 품을 떠나 이 네모난 틀속에서 일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제야 비로서 당신의 크신 사랑을 가슴이 무너지도록 느꼈습니다. 끝없이 무너지는 가슴을 한없는 당신으로 불러보지만 당신은 지금 너무도 멀리 있습니다. 스무해 남짓한 세월동안 천만번도 더 무너져버린 당신의 가슴을 말없는 사랑으로 채우고 계신 나의 어머니 이밤 거센 바람소리에 또한번 가슴이 무너지는 사랑을 하고 계실 나의 어머니 어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가슴이 온통 무너지도록..... (1995.10.17. 김호중) 길 길을 찾고 있습니다. 어디인지도 모르지만 내가 가야 할 그길을 찾고 있습니다. 시꺼먼 어둠과 숨이 끊어질 듯한 더러움 속에서 나는 한마리의 굶주린 새끼호랑이가 되어 시뻘건 두눈을 부라리며 길을 찾고 있습니다. 저기 크고 넓은 길이 보입니다. 나는 그리로 뛰어 갑니다. 그때 누군가 나의 등뒤에서 무섭게 소리칩니다. "이새끼야 ! 이 길은 나의 길이야. 꺼져!" 나는 도망치듯 그 길에서 뛰어 나왔습니다. 겁에 질려 한참을 미친듯이 도망쳤을때 나의 눈에 작고 구불구불한 길이 하나 보입니다. 나는 꼬리를 치며 그 길로 들어섰습니다. 바로 그때 커다란 호랑이가 나의 길을 가로막으며 낮고 굵은 목소리로 내게 말을 합니다. "이 길은 너의 길이 아니다. 돌아가거라!" 그 호랑이는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 내 아비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나는 그 무거운 말에 떠밀려 다시 정신없이 뛰고 있습니다. 나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아무도 나에게 길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온 세상을 다 헤메고 다녀도 이 세상엔 내가 갈 수 있는 길이 없는 듯 합니다. 나는 지치고 야윈 모습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 앞에 섰습니다. 나는 이제 저 벽을 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물론 나도 알고 있습니다. 내 서툰 몸짓 하나만으로도 나는 끝없이 끝없이 떨어져 나의 몸은 갈기갈기 찢겨지고 내마음은 산산히 흩어질 것이라는 걸. 하지만 나는 오르려 합니다. 이제 그만 나의 이 오랜 헤메임을 끝내려 합니다. 그 끝이 어떤 모습이건 이제 그 끝을 보고 싶습니다. 어쩌면 저 높은 절벽뒤에 내가 그렇게 찾아 헤메던 그길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가지마라"는 내 어미의 울음소리가 내 귓가를 울립니다. 눈 앞으로 나의 부모와 형제들과 친구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갑니다. 문득 옆에 누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바보같은 웃음 한번 지어 봅니다. 어느새 나의 두눈가에서 뜨거운 눈물 한 줄기 흘러내립니다. 나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이빨을 악물었습니다. 손과 발에 잔뜩 힘을 줍니다. 드디어 내가 움직입니다. 내몸이 조금씩 조금씩 하늘을 향해 오르고 있습니다. 해가 뜨려는지 저기 저 끝에서 낯선 해오름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1996.4.26. 김호중) 하늘바람 바람이 되고 싶다 햇살을 흔드는 바람 그런 바람이 되고 싶다. 내가 바람이 되고 싶은건 바람이 좋아서가 아니라 하늘 가까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난 하늘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늘같이 넓고 하늘같이 높고 하늘같이 크고 하늘같이 밝고 하늘같이 맑고 하늘같이 투명하고 하늘같이 한결같고 하늘같이 신비로운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너무나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 그래서 나는 바람이 되기로 했다 늘 하늘가까이에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바람 내가 좋아하는 하늘을 닮은 아름다운 바람이 되고 싶다. (1998.1.16. 김호중) 이제 그만 밖으로 나가봐야겠다 몇해 이던가 이 좁은 울타리에 갇혀 산 것이 셀수도 없을 만큼 많은 시간들을 나 혼자 살아 왔나보다 여기가 어디인지 내가 누구인지 아무것도 모른척하며 나 혼자 살아 왔나보다. 어디선가 무언지도 모를 그리움이 또 나를 부르고 있다 그래 이제 그만 밖으로 나가봐야겠다 (2000.2.25 김호중) 벌컥벌컥 사랑을 마시고 싶다. 사랑을 마시고 싶다.아무에게도 말은 못했지만 사랑을 마시고 싶다.떨어지는 폭포수처럼 가슴속까지 적셔줄 사랑을 마시고 싶다.나는 살아 있는게 아니다.27년전 이미 나는 죽었다.나는 단지 내가 살아있다고 생각할뿐이다.떠도는 영혼처럼끝없는 모래사막오아시스는 어디에 있는가?참사랑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오아시스는거짓사랑은 신기루처럼 눈앞에서 사라져 버리고나는 또 주저앉아 흐느끼고 있다.이젠 나도 살고 싶다.사람처럼 눈물을 닦고 일어나벌컥벌컥 미친듯이 사랑을 마시고 싶다. (2000.8.25 김호중) 사과가 사과나무가 되기 위해서사과가 사과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사과는 먼저 사과가 되어야 합니다. 사과가 사과가 아닌 오렌지가 된다면 사과는 결코 사과나무가 될 수 없습니다. 사과가 사과가 되었을때 비로소 사과는 자기 자신을 인식하며 사과나무를 알게 됩니다. 사과가 사과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과를 사랑해야 합니다. 나혼자만이 사과가 아니라 옆에 달린 사과도 똑같은 사과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벌레먹고 못생긴 저 사과까지도 나랑 똑같은 사과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오직 자신만이 사과이고 오직 자기만이 잘났다고 생각한다면 사과는 언제까지나 그냥 사과일뿐입니다. 사과가 사과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사과잎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자신과 동떨어져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과잎을 사랑할때 비로소 사과는 자신과 사과잎을 연결하고 있는 사과줄기를 알게 되고 사과줄기를 알게 될때 자신의 생명의 원천인 위대한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과가 사과나무가 되기위해서는 자신이 사과껍질속에 갇힌 작고 약한 존재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자신이 위대한 뿌리와 은혜로운 가지와 성스러운 잎새와 진실로 하나임을 가슴속으로 느껴야만 합니다. 생명의 원천인 뿌리와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사과가 자신의 뿌리를 깨닫게 될때 비로소 사과는 죽음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생명은 영원함을 알게됩니다. 비로소 사과는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떨어지는 사과를 기쁘게 보낼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사과는 자신을 파먹는 사과벌레까지도 사랑하고 기꺼이 자신을 내어줄수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하나의 살점까지도 모두 내어주고 사과는 웃으면서 떠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모든것을 받아들이고 사랑할때 사과는 땅으로 떨어져 생명의 원천인 뿌리로 돌아갑니다. 자신과 사과나무사이에 어떠한 분리도 없음을 깨닫고 인정할때 사과는 비로소 자신이 지금껏 사과나무였음을 알게 됩니다. 이제 사과는 커다란 사과나무가 되었습니다. 행복한 사과나무가 되었습니다..... 2000. 8. 27 김호중 손톱문득 길게 자란 손톱을 보고 손톱깍기를 찾았다. 하지만 손톱깍기는 보이지 않고 자신을 잘라낼 손톱깍기를 찾아 바쁘게 서랍을 뒤지고 있는 손톱만이 눈에 들어왔다. 딱딱한 겉모습으로 조용하게 있는지도 모르게 살고 있는 나의 손톱 그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바보지만 난 손톱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바보중에 바보 나에게 물었다. 나는 정말 손톱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 대답 대신 오늘도 나는 또 다른 나를 잘라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차라리 난 손톱에 끼인 때만큼 이라도 솔직하게 살았으면 좋겠다.)(2000. 9. 19. 김호중) 보이지 않는 사랑너는 날마다 나를 보고 나를 만지고 나를 느끼면서도내게 묻는다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나는 언제나 네게 대답한다 "네가 바라보는 곳 어디에나..."너는 오늘도 내말을 못들은 척 촛점없는 눈으로비틀거리며 걷고 있다(2000.10.10. 김호중) 돌아가는 길 태어나면서 이미 죽음은 시작되고 집을 떠나면서 이미 길은 시작되었다. 잘 기억나진 않지만 내 고향은 어여쁜 꽃들이 만발하고 새들의 지저귐이 가득한곳 그곳은 모든 걱정과 두려움이 없는 곳 그곳은 아무리 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곳 내 아버지는 권능의 아버지 내 어머니는 사랑의 어머니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작은영혼 그리고 모든길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 (2001.7.30 김호중)